“부캉이 보러 부산 갈까?”
추석 연휴에 이런 말을 나눈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겁니다. 상어 한 마리를 보기 위해 북항으로 향한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음료를 사고,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부캉이가 바다로 돌아가면 어떨까요?
상어가 떠난 뒤에도 사람들은 북항에 올까요?
60만 명이 왔다. 그다음은?
부캉이가 나타난 뒤 9월 28일까지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사람은 6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인근 CU 점포의 첫 주말 매출도 전주보다 48.6% 늘었다고 합니다.
“사람이 몰리니 장사가 되네.”
여기까지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방문객 60만 명이 모두 근처에서 돈을 쓴 것은 아닙니다. 편의점 매출이 올랐다고 북항의 모든 가게가 같은 효과를 본 것도 아닙니다.
가게에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다음 달에도 올 이유가 있을까?

사람들은 북항을 보러 온 게 아니었다
이번 방문에는 특별한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오늘은 부캉이를 볼 수 있을까?”
“내일이면 바다로 돌아가는 거 아냐?”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마음이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멀리서 온 사람도 사진 한 장을 남기려고 수로 앞에 섰습니다.
이것은 북항이 매력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이번 인파를 만든 이유와 다음 방문을 만들 이유는 다르다는 뜻입니다.
부캉이가 사라진 자리에 “여기서 뭘 하지?”라는 질문만 남는다면 사람들은 발길을 돌릴 겁니다.
러버덕이 떠난 뒤에도 석촌호수에는 사람이 간다
2014년 석촌호수에는 대형 고무 오리 ‘러버덕’을 보러 한 달 동안 약 500만 명이 몰렸습니다. 전시는 끝났지만 호수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이후에도 산책하고, 꽃을 보고, 주변에서 식사를 합니다. 러버덕이 방문의 계기를 만들었다면, 호수와 그 주변은 다시 갈 이유를 줍니다.
북항도 이 차이를 봐야 합니다.
부캉이는 사람을 데려왔습니다. 이제 북항 자체가 사람을 붙잡아야 합니다.
상어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매주 북항에 갈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다를 보며 걷고, 잠시 앉아 쉬고, 근처에서 한 끼를 먹기 좋은 곳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가게는 무엇을 팔아야 할까?
부캉이 그림을 붙인 메뉴는 지금은 눈에 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어가 떠난 뒤에도 같은 메뉴를 찾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가게가 붙잡아야 할 것은 부캉이 사진을 찍으러 온 손님 한 번보다, 북항에서 보낸 시간을 좋게 기억하는 손님입니다.
“사진 찍고 바로 가기는 아쉽네. 저기서 커피 한 잔 마실까?”
이 말이 나오려면 걷기 좋은 동선, 쉬어 갈 자리, 찾기 쉬운 가게가 필요합니다. 방문객이 공원 밖의 가게를 발견하지 못하면 인파는 매출 앞을 지나가기만 합니다.
그래서 북항의 사업 기회는 상어 상품 하나보다 공원을 찾은 사람이 더 머물도록 만드는 서비스에 있을 수 있습니다. 산책 뒤 먹는 간단한 음식, 가족이 쉴 자리, 역으로 돌아가기 전 들를 가게 같은 것들입니다.
상인에게 오늘의 매출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부캉이를 보러 온 손님이 가게 이름을 기억하고 다시 찾는다면, 짧은 특수는 단골을 만날 기회가 됩니다. 반대로 한꺼번에 몰린 사람을 받느라 맛과 서비스가 흔들리면 첫 방문이 마지막 방문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겨야 할 것은 부캉이가 아니다
9월 29일,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관계기관은 수로에 오래 머물면 먹이활동과 이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람이 더 오기를 바라는 마음과 상어가 바다로 돌아가야 한다는 판단은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부캉이가 북항에 남아 있어야만 유지되는 인기라면, 그 인기는 오래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연히 찾아온 상어 덕분에 북항을 알게 됐습니다. 다음에는 상어가 없어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거기, 그냥 한번 걸으러 가도 좋더라.”
북항 상권의 진짜 시작은 그 말이 나올 때입니다.
자료: 북항 방문객 집계 · 인근 점포 매출 · 부캉이 귀환 시도 · 러버덕 사례. 본문 이미지는 실제 현장 사진이 아닌 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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