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글을 잘 쓰고, 저건 이미지를 잘 만든다던데.”

하나씩 결제하다 보니 AI 구독이 세 개가 됐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무엇을 만들었는지 떠올리면, 막상 별로 없습니다.

구독료는 매달 나가는데, 끝낸 일은 그대로입니다.

AI가 좋다는 말과 내게 필요한 서비스라는 말은 다릅니다. 이제는 성능보다 내 사용부터 따져볼 때입니다.


필요한 건 기능인데, 결제하는 이유는 불안일 때가 있다

처음에는 할 일이 있어서 결제합니다. 보고서를 쓰거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다른 AI가 더 좋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나만 예전 도구를 쓰고 있는 건 아닐까?”

이때는 필요보다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앞섭니다. 새 서비스를 결제하면 뭔가 준비한 기분은 듭니다.

하지만 하던 일이 저절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도구를 비교하고 사용법을 익히느라 시간이 더 들기도 합니다.

구독은 늘었지만, 정작 일할 시간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AI가 답하는 속도보다, 내가 일을 끝내는 시간이 중요하다

AI를 활용한 작업의 완성 결과물을 확인하는 여성

AI가 실제로 일을 돕는다는 연구는 있습니다.

고객상담 직원 5,179명을 분석한 연구의 2023년 발표본에서는 AI를 활용한 뒤 시간당 문제 해결 건수가 평균 14% 늘었습니다. [출처: NBER, Generative AI at Work, 2023]

핵심은 답변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시간에 해결한 일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그렇게 계산하면 됩니다.

초안을 빨리 받아도 수정에 오래 걸리면 절약한 시간은 적습니다. 반대로 외주를 맡기던 작업을 직접 완성했다면 구독료보다 큰돈을 아낄 수 있습니다.

“얼마나 자주 켰나?”보다 “무엇을 끝냈나?”가 더 정확한 질문입니다.


세 개를 구독할 이유가 있는가

계산기로 월 구독 지출을 점검하는 모습

가령 월 3만 원짜리 서비스를 세 개 쓴다고 해보겠습니다. 한 달 9만 원, 일 년이면 108만 원입니다.

글쓰기와 이미지처럼 맡기는 일이 다르고, 둘 다 꾸준히 쓴다면 유지할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질문을 여러 곳에 넣고 답을 비교하는 데 그친다면 어떨까요. 더 좋은 답을 고르는 시간이 실제 작업을 대신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다음 달에는 제대로 써야지.”

이 말로 유지하는 구독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달 못 쓴 돈이 아깝다고 다음 달 요금까지 낼 이유는 없습니다.

기업에는 안정적인 반복 매출이지만, 내게는 쓰지 않아도 빠져나가는 고정비입니다.


이번 달 끝낼 일부터 정하자

저는 AI 구독을 늘리기 전에, 이번 달 완성할 결과물 하나부터 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블로그 글 네 편이든, 상품 상세 페이지 하나든 좋습니다. 그 일을 끝내는 데 필요한 도구를 고르고,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시간을 줄여 일찍 쉬었다면 그것도 충분한 성과입니다. 반드시 돈을 더 벌어야만 좋은 소비는 아닙니다.

다만 ‘언젠가 쓸 것 같다’는 기대만 남았다면 잠시 끊어도 됩니다. 필요할 때 다시 결제하면 됩니다.

남들이 좋다는 AI보다, 내 일을 끝내준 AI에 돈을 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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